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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는 절대 규모가 아니라 증가율의 방향으로 봅니다

읽는 시간 약 7분

경제 기사에서 “시중에 돈이 풀리면 주가가 오른다”는 문장은 거의 공식처럼 쓰입니다. M2 통화량 발표가 나오면 그 숫자 하나로 시장 방향을 점치는 해석도 흔합니다.

저도 한동안 그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매달 M2 발표를 챙겨보면서 지수와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두 숫자가 따로 노는 구간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통화량이 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는 달에 지수가 빠지기도 했고, 반대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M2가 늘어난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M2를 보는 방식만 바꾸면 여전히 쓸모 있는 지표입니다. 이 글에서는 2020년과 2022년의 정반대 사례를 놓고 그 차이가 어디서 생겼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M2는 ‘주식으로 들어온 돈’이 아닙니다

M2는 미국 경제 안에서 비교적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돈의 규모를 보여주는 통화지표입니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같은 M1에, 저축성예금과 소액 정기예금, 개인 머니마켓펀드까지 더한 것이 M2입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M2가 늘었다는 건 쓸 수 있는 돈의 총량이 늘었다는 뜻이지, 그 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왔다는 뜻이 아닙니다. 늘어난 돈은 그냥 예금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고, 금리가 높으면 머니마켓펀드나 단기국채로 갈 수도 있고, 소비와 설비투자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M2와 주가는 방향이 같을 때도 있지만 1대1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M2는 주식시장으로 들어온 돈의 양이 아니라, 들어올 수 있는 돈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습니다.

2020년 — 공식이 완벽하게 맞았던 해

M2와 주식시장의 관계가 가장 선명했던 시기는 2020년입니다. 당시 미국은 세 가지가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기준금리를 사실상 0%까지 내렸고, 연준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대규모로 사들였으며, 정부가 현금 지원을 포함한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습니다.

이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가 M2의 급증입니다. 그리고 그 돈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예금 금리는 0%에 가까웠고 채권 수익률도 바닥이었으니, 자연스럽게 위험자산으로 흘렀습니다. S&P500이 3월 저점에서 강하게 반등한 배경입니다.

이 시기만 놓고 보면 “M2가 늘면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 정확히 맞아 보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얻은 확신이 2년 뒤에 정반대로 작동했다는 점입니다.

M2 증가율과 S&P500 수익률 비교 차트

2022년 — 같은 공식이 정반대로 작동한 해

2022년은 전혀 달랐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자 연준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고, 동시에 대차대조표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M2 증가세는 빠르게 둔화됐고, 이후에는 통계 작성 이래 보기 드문 전년 대비 감소 구간까지 나왔습니다.

중요한 건 이때 주가를 누른 것이 ‘돈이 줄어서’만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무위험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굳이 주식을 살 이유가 약해진 것이 더 컸습니다. 단기국채로도 4~5%가 나오는데 성장주의 먼 미래 이익을 당겨서 평가할 이유가 줄어든 겁니다. 같은 M2 지표라도 금리 환경이 달라지면 시장 반응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이 구간에서 포트폴리오를 크게 정리했습니다. 미래 전망만 있고 당장 돈을 못 버는 성장주를 먼저 쳐냈습니다. 금리가 오르자 이런 기업들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빠졌기 때문입니다. 대신 외부에서 돈을 빌리지 않아도 자체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업으로 비중을 옮겼습니다. 돈이 귀해지는 시기에는 결국 돈을 벌어오는 쪽이 남는다는 걸 이때 배웠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시장은 유동성 하나로 설명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기업이익, 장기금리, AI 관련 설비투자 기대가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M2 증가는 긍정적인 배경일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주가 방향을 단정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미국 M2 통화량과 S&P500 지수 비교 차트

그래서 저는 절대 규모가 아니라 ‘증가율의 방향’을 봅니다

M2 잔고가 21조 달러인지 22조 달러인지는 저에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매달 확인하는 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전년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부호가 바뀌는 시점이 유동성 국면이 바뀌는 신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둘째, 그 증가율이 빨라지고 있는가 느려지고 있는가. 같은 플러스라도 가속과 감속은 시장 분위기가 다릅니다.

셋째, 방향이 몇 달째 유지되고 있는가. 한 달치 숫자로 판단하면 거의 틀립니다. 최소 3개월 흐름을 봐야 의미가 생깁니다.

M2와 반드시 같이 봐야 하는 3가지

M2만 보고 판단하면 2022년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저는 항상 아래 세 가지를 함께 놓고 봅니다.

미국 국채금리. 유동성이 늘어도 금리가 함께 뛰면 성장주 밸류에이션은 눌립니다. 유동성과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와 반대로 움직일 때의 결과가 어떻게 갈리는지는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다 같은 PER을 받지는 않습니다에서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기업이익. 장기적으로 주가는 결국 실적을 따라갑니다. 유동성은 밸류에이션을 밀어 올릴 수 있지만 이익을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연준 대차대조표와 TGA, 역레포. M2는 월 단위로 나오는 후행 지표에 가깝습니다. 시장에 실제로 들어오고 나가는 달러를 더 빠르게 보려면 이 세 가지를 합쳐서 봐야 합니다. 계산 방법은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란? Fed·TGA·RRP로 시장 자금 흐름 읽는 방법에 정리해뒀습니다.

참고로 M2 증가가 물가로 이어지기까지 어느 정도 시차가 있는지는 돈은 2020년에 풀렸는데 물가는 왜 2021년에 올랐을까에서 2020년 이후 데이터로 비교해봤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보고 있나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M2는 주가를 예측하는 지표가 아니라, 지금의 자금 환경이 위험자산에 우호적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배경 지표입니다.

그래서 “M2가 늘었으니 주식을 사야겠다”가 아니라, “지금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인 쪽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재료로 씁니다. 실제 매수 판단은 거기에 금리와 기업이익을 얹은 다음에 내립니다.

이렇게 보기 시작한 뒤로는 M2 발표에 일희일비하는 일이 줄었습니다. 숫자 하나로 시장을 맞히려는 대신, 지금이 어떤 국면인지를 가늠하는 용도로 쓰니 훨씬 편해졌습니다.

참고자료

※ 본 글은 금융시장과 경제지표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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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잉여자금으로 미국 주식을 운용하면서 매크로 지표를 함께 보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사업을 운영하며 환율과 자금 사정을 현장에서 먼저 겪는 편입니다. 연준 대차대조표, TGA, 역레포, 지급준비금 같은 유동성 지표를 직접 추적하고 그 기록을 정리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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