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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S&P500 ETF인데 왜 수익률이 다를까?

읽는 시간 약 8분

미국 지수에 투자하기로 마음먹고 상품을 고르다가 막힌 적이 있습니다. 같은 S&P500을 따라간다는데 상품이 여러 개였고, 과거 수익률이 서로 달랐습니다.

같은 지수를 복제한다면서 왜 결과가 다른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찾아보니 차이가 생기는 지점이 생각보다 여러 군데였습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을 고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왜 차이가 생기는지를 정리한 글입니다. 구조를 알면 스스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이후 S&P500 지수 추이 차트
출처: FRED (St. Louis Fed)

첫째, 총보수는 매일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총보수입니다. 운용사가 가져가는 몫이고, 연 0.05%처럼 표시됩니다.

중요한 건 이게 연말에 한 번 청구되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자산에서 차감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따로 낸 기억이 없어도 이미 반영되어 있습니다.

연 0.05%와 연 0.3%의 차이는 1년만 보면 작아 보입니다. 그런데 10년, 20년 복리로 쌓이면 무시하기 어려운 크기가 됩니다. 특히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상품끼리는 내용물이 거의 같기 때문에 비용 차이가 그대로 성과 차이로 남습니다.

둘째, 지수를 완벽하게 복제하지 못합니다

총보수를 감안해도 설명이 안 되는 차이가 남습니다. 이걸 추적오차라고 부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이 바뀔 때 운용사가 사고파는 시점이 조금씩 다르고, 그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발생합니다. 들어온 자금을 아직 주식으로 바꾸지 못한 현금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품을 비교할 때 총보수만 보면 부족합니다. 실제로 지수를 얼마나 잘 따라갔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건 운용사가 공시하는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셋째, 배당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S&P500 종목들은 배당을 줍니다. ETF가 이 배당을 받으면 두 가지 중 하나를 합니다.

투자자에게 나눠줍니다. 분배금으로 계좌에 들어옵니다. 현금이 필요하면 편하지만, 받을 때마다 세금이 발생하고 재투자는 직접 해야 합니다.

안에서 다시 굴립니다. 분배 없이 ETF가 알아서 재투자합니다. 손에 쥐는 현금은 없지만 복리가 자동으로 붙습니다.

같은 지수를 따라가도 이 방식이 다르면 몇 년 뒤 숫자가 크게 벌어집니다. 과거 수익률을 비교할 때 한쪽은 분배금을 빼고 계산됐고 다른 쪽은 포함돼 있다면 애초에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넷째, 어디에 상장됐는가

국내에 상장된 상품과 미국에 상장된 상품은 같은 지수를 따라가도 여러 조건이 다릅니다.

국내 상장 상품은 원화로 사고팝니다. 거래 시간이 한국 장 시간이라 밤에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미국 상장 상품은 달러가 필요하고 환전 과정이 들어갑니다.

세금 처리도 다릅니다. 이 부분은 개인 상황과 제도 변화에 따라 달라져서 여기서 단정해 말하기 어렵습니다. 결정 전에 최신 기준을 반드시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다섯째, 환율이 결과를 바꿉니다

국내 상장 상품 중에도 환율 변동을 그대로 받는 것과 환헤지를 적용한 것이 나뉩니다. 상품명 끝에 붙은 표기로 구분합니다.

지수가 똑같이 10% 올라도 그 사이 환율이 어떻게 움직였느냐에 따라 원화 수익률은 크게 달라집니다. 이 차이만으로 몇 퍼센트가 갈리는 구간이 실제로 있습니다.

환율이 어떤 경로로 자산에 닿는지는 환율과 외국인 수급, 반도체 주주가 같이 봐야 하는 이유에 정리해뒀습니다.

여섯째, 사고팔 때 드는 비용

표에 안 나오는 비용도 있습니다.

호가 차이. 사는 가격과 파는 가격 사이에는 늘 간격이 있습니다. 거래가 활발한 상품일수록 이 간격이 좁습니다. 자주 사고팔수록 이 비용이 쌓입니다.

괴리율. ETF 가격이 실제 순자산가치보다 비싸거나 싸게 거래되는 정도입니다. 장 초반이나 마감 직전, 혹은 해외 시장이 닫혀 있는 시간대에 벌어지기 쉽습니다. 이때 급하게 시장가로 사면 손해를 봅니다.

제가 비교하는 순서

순서를 정해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먼저 같은 조건으로 맞춥니다. 배당 처리 방식과 환헤지 여부가 다르면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같은 조건끼리 묶는 게 첫 단계입니다.

그다음 총보수를 봅니다. 조건이 같다면 비용이 낮은 쪽이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규모와 거래량을 확인합니다. 너무 작은 상품은 호가 간격이 넓고, 드물게는 상장폐지될 수도 있습니다.

이 순서로 보면 대부분 두세 개로 좁혀집니다. 그 뒤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수 자체도 한 종류가 아닙니다

비교하다가 뒤늦게 알게 된 부분입니다. “S&P500 지수”라고 해도 계산 방식이 여러 가지입니다.

가격지수. 주가만 반영합니다. 뉴스에서 “S&P500이 몇 포인트”라고 할 때 쓰는 숫자가 보통 이쪽입니다.

총수익지수. 배당을 받아 다시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계산합니다. 장기로 갈수록 가격지수보다 눈에 띄게 높습니다.

여기서 착시가 생깁니다. 어떤 ETF가 “지수보다 성과가 좋았다”고 나오는 경우, 실제로는 배당을 재투자한 결과를 배당 없는 가격지수와 비교한 것일 수 있습니다. 어느 지수를 기준으로 삼았는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적립식으로 살 때 달라지는 것

한 번에 목돈을 넣는 것과 매달 나눠 사는 것은 따져볼 항목이 다릅니다.

매달 사면 거래 횟수가 늘어납니다. 그만큼 호가 차이로 새는 비용이 쌓입니다. 금액이 작을수록 이 비율이 커집니다.

그래서 적립식이라면 거래가 활발해 호가 간격이 좁은 상품이 유리합니다. 총보수가 0.02% 낮아도 매수할 때마다 손해 보는 폭이 더 크면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목돈을 오래 둘 계획이면 거래비용보다 총보수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봐야 할 항목이 달라집니다.

상품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

규모가 너무 작은 상품은 상장폐지될 수 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원금이 사라지는 줄 알고 놀랐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보유 자산을 정리해 순자산가치대로 돌려주는 절차를 밟습니다. 다만 내가 원하지 않는 시점에 강제로 정리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마침 시장이 빠져 있을 때 청산되면 손실이 확정됩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조건이라면 순자산 규모가 충분히 큰 쪽을 고릅니다. 총보수 0.01% 차이보다 이쪽이 실질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같은 지수라도 무엇을 확인하고 고르나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끼리도 비용, 복제 정확도, 배당 처리, 상장 시장, 환율, 거래비용에서 차이가 생깁니다.

이 중에서 장기 투자자에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건 총보수와 배당 처리 방식입니다. 매일 조금씩, 그리고 복리로 쌓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수익률 표를 그대로 비교하기 전에 같은 조건으로 계산된 숫자가 맞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저는 이걸 모르고 한동안 엉뚱한 비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 본 글은 금융시장과 경제지표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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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잉여자금으로 미국 주식을 운용하면서 매크로 지표를 함께 보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사업을 운영하며 환율과 자금 사정을 현장에서 먼저 겪는 편입니다. 연준 대차대조표, TGA, 역레포, 지급준비금 같은 유동성 지표를 직접 추적하고 그 기록을 정리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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